오랫동안 미뤄온 글쓰기를 다시 시작해본다. 어떤 글을 써야 할까..
“기술 블로그"를 쓰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일기를 쓰고 싶은 것도 아니다. 일상에 대한 이야기다보니 기술적인 내용에서 출발하겠지만, 스쳐가는 생각들에 대한 기록이면 좋겠다.
기술적인 이야기도 하고 싶었지만, 기술 설명서를 쓰고 싶지는 않다.
하루를 글로 남기고 싶지만, 일기를 쓰고싶은건 아니다.
다른 사람이 보기좋은 글도 좋지만, 미래의 나를 위한 글이면 더 좋겠다.
그럼 에세이라는 형태는 어떨까?
요즘은 조금만 한가해지면 항상 내 머리를 울리는 2가지 주제가 있다. 실패가 아니라 데이터
, 생산성보다 방향성
실패를 실패로 바라보지 않고 데이터로 바라본다는 말이 머리를 띵 하게 했다. “실패했다" 라는 생각이 들면 내 무의식은 빠르게 회피를 시작한다. 회피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기억속에 묻어두기도 하고, 언급을 꺼리기도 하고, 적극적으로 사실 자체를 부정하기도 한다. 어떤 실패는 시간이 지나 반성과 새로운 다짐이 되기도 하고, 어떤 실패는 영영 잊혀지기도 한다.
실패를 데이터로 바라보면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바뀐다. 회피하는 대신 적극적으로 수용한다. 실패한게 아니라 새로운 데이터가 생겨서 기쁘고, 이 것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집중한다. “좋은 코드를 짜는 방법은 먼저나쁜 코드를 작성하는 것이다" 라는 개발격언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런면에서 코딩과 글쓰기는 실패를 통해 데이터를 생산하고, 실패에서 배운 것으로 결과물의 완성도를 높여가는 행위이다. 실패가 아니라 데이터
라는 주제로 완벽한 글을 쓰려고 했다면 평생 빈칸으로 남겨뒀지 않을까?
이 주제에 대해서는 오늘을 시작으로 두고두고 완성해봐야지.
글 쓰는 것도 코딩하는 것도 실패없이 한번에 완벽한 답을 내려고 하지말자. 데이터를 만들고 데이터에서 길을 찾아 다음으로 나가자.